제조산업의 클라우드 도입은 상대적으로 느린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변화가 눈에 띌 정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글로벌 유행은 변화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다쏘시스템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3DEXPERIENCE platform)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만들고, 주요 솔루션을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전략을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클라우드 1위 기업인 AWS(아마존 웹 서비스)와 손을 잡고 제조 엔지니어링 분야의 클라우드 확대를 위한 노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제조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클라우드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요
설계, 시뮬레이션, 매뉴팩처링 등 제조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 배경은 크게 세 가지의 흐름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플라잉카(flying car)와 같이 이전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념설계부터 시장의 요구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이에 맞춰 설계-검증-제조-생산까지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제품 R&D와 생산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진행해 온 대면 협업이 여전히 익숙하지만, 글로벌 팬데믹으로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전과 같은 대면 협업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제조산업에서도 비대면 협업은 필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가 빨라졌다는 점입니다. 변화의 속도는 비즈니스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합니다. 제조산업에서는 과거의 판매실적 데이터를 가지고 여기에 맞춰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드는 리소스를 예측해 왔는데, 코로나19의 확산 이후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CAD, CAM, CAE, PLM 등 엔지니어링 IT 솔루션은 변화에 맞춰 개발과 생산을 유연하게 지원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전에는 설계자를 몇 명 늘릴지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여기에 맞춰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하드웨어 인프라를 늘리는 작업을 몇 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예측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는 온프레미스(on-premise)로 IT 인프라를 마련하고 공급하는 것보다 클라우드로 신속하게(agile) 대응하는 것이 제조산업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 제조산업의 클라우드 활용 추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근 국내 제조분야에서도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이전에 비해 늘고, 클라우드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9월 진행한 ‘3D익스피리언스 콘퍼런스’에서 다쏘시스템은 AWS와 함께 클라우드 트랙을 진행했는데, 2년 전에 비해 4배 정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당시 진행한 11개의 브랜드 트랙 중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숫자였는데요. 클라우드 트랙에 참석한 이유를 물어보니까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어서’, ‘클라우드를 공부하고 싶어서’. ‘어떻게 클라우드를 준비해야 할지 알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반면, 높아진 관심에 비해서 구체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전에 사용하지 않던 기술을 섣불리 도입했을 때 제품 개발에 문제가 생기거나 생산 라인이 멈추기라도 한다면, 비즈니스의 연속성이라는 면에서 큰 리스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를 향한 변화는 국내 제조산업에서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온프레미스 PLM이나 해석/시뮬레이션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스타트업에서는 전사적으로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사 데이터를 엔드 투 엔드로 관리하는 데에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조분야에서 클라우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R&D와 매뉴팩처링 분야의 고객들이 클라우드에 대해 갖는 최우선 관심사는 보안인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에 내 자료, 우리 회사의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안전할까’ 하는 걱정을 아직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산업분야에서 클라우드가 도입되고 확산되는 것을 보면 온프레미스보다 클라우드 전문업체의 보안이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금융이나 게임 등의 산업에서는 클라우드의 보안에 대한 우려를 넘어 실제 사용이 본격화되는 추세입니다.
또한, 기존에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할 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였는데, 클라우드를 위해 새롭게 지출을 해야 할 경우 TCO(총소유비용)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도 많습니다. 보안이나 비용에 대해서 막연한 걱정보다 구체적인 데이터에 바탕을 두고 검토한다면, 어떤 업무에 클라우드를 활용해 우리 회사의 도전과제를 극복할지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국내 제조산업의 업무 방식과 기업 문화는 다소 보수적인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면 미팅을 하고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이 아직 익숙하다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런 문화의 변화가 뒷받침된다면 제조 혁신을 더욱 빠르게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쏘시스템이 AWS와 협력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걸림돌을 넘을 수 있도록 고객을 설득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다쏘시스템의 전략에서 클라우드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요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기본 개념은 디지털 트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버추얼 트윈은 3D 설계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현실의 형상과 특성 그리고 숨겨져 있는 잠재적인 형상과 특성까지 가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버추얼 트윈을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차이를 줄이고, 현실 세계를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래 된 격언이 있습니다. 많은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을 분석하면 미래에 겪을 수 있는 실패를 피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뜻인데요.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에서 먼저 빠르게 실행해 보고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는다면 이런 경험과 데이터와 노하우를 현실 세계에 반영해 경쟁력을 높이고 더 빠르게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클라우드는 가상 제품 개발과 가상 제조의 속도, 효율, 비용 측면에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합니다.
다쏘시스템은 ‘경험 비즈니스’의 핵심에 클라우드를 놓고, 꾸준히 클라우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다쏘시스템의 전체 솔루션 포트폴리오 가운데 87%가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함께 제공하는 멀티테넌시(multi tenancy) 솔루션도 꾸준히 늘릴 계획입니다. 전반적인 비즈니스의 중심이 클라우드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캐드앤그래픽스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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