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조선산업에서도 시장을 둘러싼 큰 폭의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고 있습니다. 경기상황이나 유가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조선산업은 작년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해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선박의 설계와 건조, 운영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비용을 줄이면서도 효율은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조선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 대응 ▲협력업체와 공급사를 포함하는 전체 산업 생태계의 협업 ▲최신 선박을 위한 첨단 기술과 시스템의 효율적인 개발 등 폭넓은 영역에 걸쳐 있는 상황입니다.
지속가능성이나 연결성, 복잡성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는 결국 제품과 공정의 복잡성으로 이어지는데요. 지멘스는 조선산업의 복잡성을 제거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면 ‘스마트한 통합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지멘스 DISW)는 조선산업의 경쟁력 혁신 방법을 소개하는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지멘스 DISW의 얀 헨드리쿠스 판 오스(Jan Hendrikus van Os) 부사장은 “조산선업은 특히 디지털화에 대해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과거의 성공 방식과 레거시 솔루션을 고수하는 편이며, 디지털 도구의 활용도 단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 시장과 규제, 기술 변화에 대응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에서 단절된 구조(silo)를 허물고, 디지털 조선소로 변화해 복잡성을 관리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복잡성을 관리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조선소를 구현하는 바탕으로 지멘스가 꼽은 것은 ▲포괄적인 디지털 트윈 ▲현대적이고 적응 가능한 맞춤형 솔루션 ▲유연한 개방형 생태계입니다. 이는 지멘스 DISW가 내세우는 핵심 전략이기도 합니다.
지멘스 DISW는 이런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복잡도가 높은 조선 프로젝트에서도 비용, 시간, 품질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설계부터 건조, 시운전까지 모든 공정을 통제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판 오스 부사장은 디지털 조선소의 핵심 시스템으로 ERP(전사 자원 계획), PLM(제품 수명주기 관리), MOM(제조 운영 관리)을 꼽으면서, “분리되어 있던 이들 시스템을 연결하기 위해서 폐순환 구조와 클라우드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 연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통합 솔루션이 디지털 조선소의 근간(backbone)을 이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멘스는 기술 개발과 인수합병을 통해 디지털 조선소를 위한 통합 솔루션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판 오스 부사장이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멘스는 최근 전기 시스템 개발 소프트웨어인 캐피탈(Capital)을 기반으로 조선산업을 위한 전기 설계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지멘스의 시뮬레이션 포트폴리오인 심센터(Simcenter)는 설계・개발 등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선박의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지멘스는 선박 및 조선 구조물의 설계와 건설을 지원하는 CAD/CAE/CAM 소프트웨어 포란(Foran)을 인수했습니다. 지멘스는 개념 단계부터 운영 단계까지 선박의 디지털 스레드를 완성하는데 포란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PLM-ERP-MOM 등 기간 시스템의 연계에서 그간 지멘스의 약점으로 꼽혔던 부분이 ERP였는데요. 지멘스는 ERP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SAP와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외에도 지멘스 DISW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전체 자산 현황의 실시간 모니터링 ▲선박 설계/건조 공정에 활용하는 맞춤형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로코드(low-code) 플랫폼 ▲선박의 운영과 서비스 실행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는 SLM(서비스 수명주기 관리) ▲선박 건조 과정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프로젝트 플래닝을 지원하는 IPPE(통합 프로젝트 플래닝 및 실행) ▲생산 설계 및 작업지시서 생성 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을 제공한다고 전했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캐드앤그래픽스 2021년 10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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