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전세계에 걸쳐 비즈니스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면으로 진행되던 영업과 기술지원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고객지원 방법도 달라지는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변화는 제품 개발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나타나는데요. 특히 시뮬레이션은 기존의 제조 영역을 넘어 이모빌리티, 무선이동통신, 헬스케어,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 기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 새로운 해석 기술 그리고 여러 분야의 연계와 통합 등 시뮬레이션의 위상과 역할이 넓어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제품 개발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시뮬레이션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시뮬레이션 확대
미국자동차공학학회(SAE) 등에서는 자율주행 수준을 1레벨부터 5레벨까지 정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자율주행 또는 주행보조 시스템은 3레벨로 분류되는데, 미래에 다가올 5레벨을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완전 자율주행을 뜻하는 5레벨이 이전 단계와 구별되는 특징은, 특정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사람의 명령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한 개의 센서로 자동차의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초음파, 레이더, 라이다(LiDAR), 카메라, 위치센서 등 여러 개의 센서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센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자율안전 시스템 및 자율주행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복잡한 센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싱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집중 플랫폼이나 가속기, 인공지능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센서와 반도체가 일체화되거나 중앙제어 방식의 네트워크 아키텍처가 발전하는 것도 최근의 흐름이라고 합니다.

태성에스엔이가 지난 9월 진행한 연례 사용자 이벤트인 ‘태성 테크 서밋’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연규봉 박사는 “이런 복잡성에 더해 높은 안전성 기준도 충족해야만 차량의 무결성을 만족하면서 운전자의 의도대로 지속 운영할 수 있는 자율주행이 완성된다”고 소개했습니다. 신뢰성과 기능안전이 자율주행 자등차 개발의 주요한 과제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자율주행 자동차의 흐름에 맞춰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의 역할도 꾸준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시스템/하드웨어/소프트웨어/반도체 등 다양한 레벨의 기능 안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구조해석이나 유동해석, 소음/진동해석을 넘어서 전기신호·전자파의 검증이나 반도체의 신뢰성 확보까지 더 많은 시뮬레이션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연규봉 박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더나 라이다 전파를 확인하거나 반도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함께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율주행을 위한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기능 안전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해졌다”면서, “반도체부터 전체 차량 시스템까지 모든 레벨의 시험을 할 수 있는 개발 환경에 대한 필요성은 갈 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새로운 5G 통신 기술을 가상으로 검증하다
이전에는 군사 등 특화된 분야의 통신에 사용하던 높은 주파수의 밀리미터파(mmWave)를 5G 이동통신에서 사용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밀리미터파를 사용하면 더 빠른 통신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주파수가 높을 수록 전파의 직진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감쇄되는 양이 많다는 점이 문제로 꼽힙니다. 이런 특성은 통신이 끊기는 등의 서비스 품질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기술이 꾸준히 연구되어 왔습니다.
POSTECH의 홍원빈 교수는 ‘태성 테크 서밋’에서 5G 전파의 방향에 맞춰 휴대폰의 안테나를 전기적으로 조향하는 기술 개발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핵심은 작은 휴대폰 안에서 효과적으로 전파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안테나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홍원빈 교수는 “전세계의 업계와 학계에서 다양한 이론 개발과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일이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가상으로 검증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뮬레이션은 디바이스 형태의 변화나 다양한 활용 사례를 미리 검증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유용하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등장하고 있는 폴더블(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디바이스나 앞으로 등장할 롤러블(디스플레이를 둥글게 말 수 있는) 디바이스 설계를 검토해, 예상치 못한 복잡한 문제를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휴대폰 디바이스의 내부뿐 아니라 다양한 환경에서의 사용성도 시뮬레이션으로 검토할 수 있는데요. 휴대폰을 손으로 잡거나 거치대에 설치했을 때 전파를 흡수하거나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모델을 시뮬레이션에 포함하면 더 현실적인 성능 예측이 가능합니다. 한편 대규모의 도시 모델을 만들면 실내외 환경에서 기지국과 휴대폰이 연결됐을 때의 송수신 효율을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시뮬레이션은 코로나19로 외출이나 출장이 제한되어 필드 테스트가 어려운 비대면 상황에서 더욱 유용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원빈 교수는 “새로운 안테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정교한 멀티피직스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면 발열부터 전기신호까지 한 번에 검토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대신 시뮬레이션으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전류 분포를 모델링할 수 있어서 신기능 및 다기능을 갖춘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시뮬레이션의 이점을 설명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캐드앤그래픽스 2021년 9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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